[책] 팩트풀니스[FACTFULNESS]

팩트풀니스(FACTFULLNESS)

 

한스 로슬링 , 올라 로슬링 , 안나 로슬링 뢴룬드 저 | 이창신 | 김영사  | 2019년 03월 10일 | 인문일반

 

총평 ★ ★ ★ ☆ ☆

재미 ★   ☆

유익 ★ ★

추천 ★ ★ ★  ☆

 

 나는 MBTI 테스트를 하면 INTJ 유형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어느 무엇보다도 T 유형에 비율이 F 대비 확연히 높다는 사실이다. 감정보다는 논리적인 사실 추구를 하는 스타일인데, 내 성향을 뒷받침해주는 제목이라서 팩트풀니스가 끌렸는지 모른다. 책은 e-book으로 구매한지 오~래 되었으나 인생에 치여 절반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잊고 살았다. 우연한 기회에 책을 추천해야하는 상황이 생겨서 상황 모면 차 팩트풀니스를 얘기했는데 이 책으로 독서 토론을 해야 하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종이책까지 무상 제공받았으니 읽어야 하는 동기는 심각하게 충분해졌고 결국 완독당했다. 이렇게 금방 읽을 수 있는데 그간 참 읽히지 못했구나 싶은 생각은 되려, 사람의 동기부여에 대해 새삼 중요하다는 이상한 교훈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책을 받을거라면 e-book은 구매하지 않았을텐데라는 아쉬운 맘을 부여 안고 최선을 다해 읽었다.

 

오해에 사로잡힌 사람을 설득할 때는 그의 의견을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법이 매우 유용하다.

 

 딴소리는 이 쯤에서 그만 두고, 내가 팩트풀니스의 줄기를 관통하는 한 구절을 뽑으라면 위의 한 줄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해에 사로잡힌 사람, 즉 독자를 데이터를 통해서 설득한다. 이 세상은 생각보다 더 살기 좋다고 말이다. 팩트풀니스에서 초반에 질문하는 13개 문항 중 나는 대부분을 틀렸다. 팩트풀니스의 데이터가 오롯이 세상을 투영한다면 나는 현실을 굉장히 심각하게 왜곡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출퇴근길 지하철역 앞에서 매번 스티커를 붙여달라며, 아동 후원을 설득하는 이들의 새로운 이면을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됐달까. 되려 낙수효과를 막아서는 이 책의 부정적인 역할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어찌 되었든 배가 불뚝 나와서 제대로 끼니도 먹지 못하고 물을 길으로 수 시간을 걸어다니는 어린 아이들은 이 세상에는 너무 극소수라는 FACT가 내겐 다소 충격적이었다. 저자 한스 로슬링은 비록 작고(作故)하시긴 했지만 이 책으로 하여금 오해에 사로잡힌 나를 설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바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나를 포함한 수많은 T형 인간들을 설득한 지금을 바라본다면 꽤나 흐뭇할 것 같다.

사람은 참 쉽게 데이터의 사실과 개인의 추측을 혼동한다. 물론 나를 포함한 내용이다. 정보의 해석 차이인데, 사실을 기반하지 않은 정보를 습득하였으나 그 진위 여부를 모두 파악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때문에 부정확한 정보를 사실이라고 믿는 순간 오해가 발생하고 해석의 간극이 시작된다. 팩트풀니스에서는 그 진실에 대한 파악과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또 그 현실에서 우리는 저자들과 같이 일상의 현상을 데이터화하기 위해 수만의 설문조사를 하거나 발이 손이 되도록 뛰어 다니기 어렵다. 때문에 우리는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세상을 오해하면서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한번 더 누군가의 주장에 대해 의심할 수 있다면 팩트풀니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 아닐까. 애초에 정보 제공자들의 팩트 체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해볼 수 있는 주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정보 제공자로서의 언론 역할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극적인 보도로 수익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이해하겠지만 진실을 왜곡하는 정보는 지양되어야 한다. 관점의 차이라고 보기 어려운 왜곡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무분별한 왜곡 앞에서 쉬이 넘어가지 않는 논리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가능한 선에서는 눈과 귀를 열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해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사실충실성은 (크든 작든) 그 수가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달랑 하나뿐이라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그 수를 관련 있는 다른 수와 비교하거나 다른 수로 나눴을 때 정반대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앞 서 말했듯 논리로써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A부터 Z까지 다양한 변수에 대한 근거를 준비해야 한다. 해석의 차이가 불러오는 간극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어떠한 해석도 허(許)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런 의미의 한 문장을 뽑아보았다. 달랑 하나 뿐인 정보는 근거로서 해석의 다양성을 불러올 수 있다. 개인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 이럴 때 유용한 것은 기준을 잡을 수 있는 [수]를 지정하는 것이다. 사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역으로 기준이 되는 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언론의 부정적 역할로 한스 로슬링이 언급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설득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볼 때는 이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어찌됐건 누군가 설득을 하든, 설득을 방어하든 우리에겐 많은 정보가 필요함은 분명하다. 하나의 수만으로는 전체를 볼 수 없다. 그리고 취득한 정보는 씹고 뜯고 뱉었다가, 잘라도 보고 붙여도 보면서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보는 작업을 할 수 있다. 그 작업을 통해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누군가의 입장을 이해하는 폭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느린 변화도 변화다

 

 책에서 말하는 1단계에서 4단계로 올라서는 과정은 굉장히 극적으로 보이지만 수백 수천년에 걸쳐 느리게 성장한 터다. 수를 비교해서 보았을 때 물론 수억년을 두고 진화해온 인류를 생각해보면 극적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는 굉장히 느린 변화일 수 밖에 없다. 절대적인 인간의 수명은 세기를 넘기기는 쉽지 않았으니 말이다. 2010년이었던 것 같아. 난 2009년에 어학연수 차 해외에 다녀와 2010년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그 사이에 사람들이 터치식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1년 사이에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원시인이 된 기분이 들어 급하게 핸드폰을 새로 샀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에 나는 핸드폰이 없이는 살 수 없을만큼 다양한 업무를 핸드폰 안에서 해결하고 있다. 그렇듯, 내가 받은 기술의 발전은 갑작스러워 충격이었지만 친구들은 내가 없는 사이 너무 자연스럽게 생활에 파고든 기술이었다. 그로부터 10년 동안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지만 변화에 대한 인식이 없이 지금에 오게 되었다. 10년이든 100년이든 1000년이든 세상은 지속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기도 하며 발전과 반복을 거듭한다. 세상이 그렇고 우리가 그렇다.

이 책은 빌게이츠가 미국의 졸업하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선물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세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안내서라고 한줄평을 한 빌게이츠의 생각과 같이, 팩트풀니스는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꾸는 느린 변화를 가져오는 책이 아닌가 싶다. 세 개의 주요 문장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는 책 전부를 얘기할 수 없으나 저자가 목표하고 있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일일히 모든 항목을 소개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직접 이 책을 읽고 충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으로 사람들은 세상의 편견을 넘어서 사실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더불어 우연한 기회에 획득한 종이책이지만, 확실히 e-book보다는 종이책을 소장하여 두고두고 읽어가며 세상에 적용해보는 것이 개인의 세상 분석 능력에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상은 겉보기만큼 그렇게 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 교보문고

팩트풀니스 | 전 세계 100만부 돌파! 세계 지성계를 사로잡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마침내 출간! 강력한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담은 혁명적 저작전 세계적으로 확증편

product.kyobobook.co.kr

 

Gapminder Tools

Animated global statistics that everyone can understand

www.gapminde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