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김정기 저자 | 인북스 | 2019년 09월 16일 정치/사회

 

총평 ★ ★ ★  ☆

재미 ★ 

유익 ★ ★   

추천 ★ ★  

 

 대학원 커뮤니케이션론 수업 교재다. 그리고 김정기작가님은 해당 과목 교수님이셨다. 아마 수업이 아니었다면 책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이번 생은 마쳤으리라. 그 쓸모가 수업 교재에 그치는 것이 아쉬워 서평을 쓰게 되었다. 대학원 수업에서는 굳이 교재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학습을 위해 구매하게 되었고 나름 두 번이나 정독한 책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대학원에서 한 학기 수업을 들은 효과가 있으리라, 딱딱할 수 있는 '이론'을 교수님의 위트로 풀어낸 책이다. (이미 학점이 나왔기 때문에 무언가 바라고 하는 언사가 아님을 밝힌다.)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책 제목 그대로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다. 소통을 통해서 영장류 중에서도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필독서로 불리는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에도 언어의 발달과 관련하여 '수다론'이 나오는데 결국 사람은 '말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인간의 말을 학문적 관점에서 세세하게 구분하여 설명한다. 교수님의 위트와 함께.

 

 책은 총 16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성격과 특성을 다룬 1장/2장을 제외하고 3장부터 커뮤니케이션 종류 별 설명이다. 경청, 소통의 이유, 불확실성의 커뮤니케이션,  호감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자기 정보 노출 커뮤니케이션, 논쟁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불안감, 언어적 공격 커뮤니케이션, 속임수 커뮤니케이션,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외모 커뮤니케이션, 사과 커뮤니케이션, 소셜 커뮤니케이션까지 커뮤니케이션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 망라했다.

 그 중에 가장 으뜸은 역시 '듣는 것'이다. 경청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경청은 그냥 듣는 것이 아니다. 영어에도 hearing과 Listening이 다르듯 듣기와 경청은 다르다. 핸드폰을 보면서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도 듣기의 하나다. 하지만 경청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빠졌기 때문이다. hearing과 Listening의 차이는 understanding이 아닐까. 

 

 경청의 자세는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조직관리 아티클에서도 자주 언급했던 내용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한 자세로 경청을 꼽는다. 경청은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동의가 아니다. 설령 상대방과의 설전에서도 우리는 경청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그 온도에 맞춰서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의 저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돌아와 우리는 경청해야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

 

 아름답고 촉촉한 연애 프로그램이나 반대로 살얼음판과 같은 이별 프로그램이나 결국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 프로그램에서도 흔히 보듯 실제 남녀관계 역시 말에서 사랑이 싹 틔우고, 다시 말로 상처받고 돌아선다. 말이란 참 신기하고 어렵다. 그 말의 경이로움을 학문적으로 정리해둔 책인데, (교수님께는 다소 죄송스럽지만) 추천하기는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관련한 더 말랑한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야 학문적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읽었던 책이고 '커뮤니케이션학'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아무리 교수님의 위트를 강조한 들 말랑한 책들 사이에서는 교과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전반적인 갈래를 알아보기에 좋은 책이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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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연구는 커뮤니케이션을 3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첫째는 '구조적 관점'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정보나 메시지를 보내고 받는 과정, 또는 정보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전달되는 송수신 과정으로 본다. 두 번째는 '의도적 관점'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계획된 행동으로 본다. 세 번째는 '기능적 관점'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인간들의 기호 사용 행동으로 보고 기호화 및 해독과정(encoding & decoding)에 중점을 두는 견해이다. p36

# 인간이 서로 정보를 전달하고 수신해서 수신해서 공통된 의미를 수립하고 나아가서는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 소통이기 때문이다. p36

# 커뮤니케이션 연구로부토 얻을 수 있는 소통의 지혜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첫째는, 소통을 아주 편리하고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둘째는 커뮤니케이션을 사회의 신경(nerves of society)으로 삼는 지혜이다. 셋째로 커뮤니케이션 행위는 나와 상대가 공유하는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발상이다. p42

#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은 공통 또는 공유의 뜻을 지난 라틴어(communis)이다. p42

# 아래의 몇가지 특성을 지닐 때 인간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규정한다. 첫째는 상징적 행위로서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적 행위라는 특성을 지녀야 한다. 셋째는 의미 공유의 행위라는 점이다. 넷째는 교환적, 거래적 특성을 지니는 행위라는 점이다. 다섯째는 커뮤니케이션 행위가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이 매우 달라지는 상황적 행위라는 특성을 강조한다. p45

#  경청(listening)은 상대의 말을 듣는(hearing) 차원, 말하는 사람에 주목하는(attending) 차원, 상대가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하는 차원(understanding)을 포함한다. 경청에 대한 최초의 기념비적 연구는 1926년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폴 랜킨(Paul Rankin)이 수행한 이 연구는 사람들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 시간 중에서 29.5%를 경청 행위에 소비한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언어 행위(듣기, 읽기, 쓰기) 중에서 경청은 42.1%로 말하기(31.9%), 읽기(15%), 쓰기(11%)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가장 자주하는 행위였다. p53

# 경청은 상대와 연결하고 관련성을 맺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말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반응하고 대화에 이르게 하는 소통행위다. p61

# 아리스토텔레스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명료함을 강조했다. 명료함은 자신이 말하려는 아이디어나 내용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도록 확실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스타일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p139

# 그리스시대 이래로 수사학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는 invention(아이디어, 주제, 내용), disposition(내용의 조직, 배치), style(멋지게 표현하기), memory(효율적인 내용의 기억), delivery(전달과 연설의 실행)이다. p140

# 미시간 대학 노턴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특성을 대변하는 한 속성으로 보았다. 그가 정리한 대표적인 10가지 스타일 유형은 논쟁적, 개방적, 극적(劇的, dramatic), 지배적, 꼼꼼한, 편안한, 친근한, 배려하는, 생동적, 인상 남기기 스타일이다. p146

# 광의의 시각에서 보면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에 영향을 받는다, 자신에 대한 타인의 지각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식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변하고, 상대로부터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반응과 보상을 받게 된다. p155

# 인간 커뮤니케이션은 첫째 정보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행위, 둘째 정보를 전달하여 상대방과 이해하는 공통부분을 넓혀가는 행위, 셋째 자신의 의도를 담은 정보 전달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행위 등 세 유형이 있다. p180

# 어떤 이슈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동시에 상대방의 주장도 잘 경청하여 그 ㅇ슈에 대한 논의를 긍정적인 결과로 이끄는 커뮤니케이션 특성을 논쟁성향(argumentativeness)이라고 한다. p194

# 맥크로스키(McCroskey)라는 커뮤니케이션 학자가 1970년에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효율적인 소통을 방해하는 개인 성향을 대변하는 개념으로 처음 제안한 이후로 여러 학자들이 연구해 왔다.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은 다른 사람과 말을 나누거나 어떤 자리에서 공식적인 성격의 스피치나 인사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일컫는다. 범위를 좀 더 넓히면 타인과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로 예정된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감을 의미한다. p211

# 커뮤니케이션 불안감은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유형은 사람들 내부에 내재해 있는 '성향 불안감'으로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특정한 청중에 국한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관되게 지속되는 불안감이다. 두 번째는 '상황 불안감'이다. 이 유형은 자신이 관련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불안감이다. 세 번째는 '청중 불안감'으로 커뮤니케이션 상황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자신의 말을 듣는 청중의 유형에 따라 느끼는 공포감이다. 네 번째 유형은 '특정 불안감'이다. 특정 상황에서 특정한 사람에게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할 때 느끼는 불안감으로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때 발생하게 된다. p213

# 불안감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회피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몸을 사리며,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는 특성을 보인다. p214

# 개선 과정을 학습이론을 빌리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①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를 갖추는 인지적 차원의 준비 ② 커뮤니케이션 행위의 가치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감정적 차원의 가치 형성 ③ 특정한 상황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행동적 차원의 실행력 등 3가지 차원에서 준비와 훈련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p224

#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커뮤니케이션 행위가 상대방의 공격적인 반응을 부르고, 공격의 강도가 점점 높아져 폭력적인 언어 교환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충돌이 갈등과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p230

# 언어적 공격행위를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거나 변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공격하여 상처를 주고, 상대방이 자기 자신에 대하여 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정의하였다. p231 

# 다른 사람에 대해 적의감(敵意感)을 드러내고 언어로 공격하는 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① 화를 내는 행위 ② 상대방을 부정하는 행위 ③ 분개하는 행위 ④ 의심하며 나쁘게 보는 행위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p237

# 풍자를 즐기는 사회는 유머를 소화하고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넉넉하게 수용하는 건강한 사회이다. p245

# 커뮤니케이션의 최소한 25%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거짓말이 포함된 속임수라고 한다. 만약 상대방을 속이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탐지할 수 있을까? 탐지할 수 있는 비율은 극히 낮다는 것이 학자들의 생각이다. 탐지율은 54%정도로 이는 우연히 탐지할 수 있는 비율인 50%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다. p252

# 속임수 행위를 구성하는 세 가지 조건의 하나는 ① 우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갖춘 말을 하는 사람인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가 효율적으로 메시지에 담거나 뺄 정보를 조정하고, 이미지 설정과 조절에 능숙하며, 비언어적 행위의 구사와 통제에 뛰어나야 한다. 또한 ② 속임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대상자인 말을 듣는 사람인 커뮤니커티(communicatee)의 성향도 주요 조건이다. 즉 말을 듣는 대상자가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는 진실 성향의 정도가 속임수 행위의 발생과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조건은 ③ 말을 듣는 사람이 말을 하는 사람과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대화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 속임수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p258

# 사과는 매우 구체적으로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는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① 발생한 상황에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잘 이해했음을 밝혀야 한다. 무조건 사과가 아니라 문제의 핵심에 대한 파악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②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③ 위반 행위의 당사자로 행위에 대해 유감임을 밝혀야 한다. ④ 피해자 측에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p329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 김정기 - 교보문고

소통하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 | 이 책은 모두 1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호감을 얻는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것인지, 어떻게 말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초면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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